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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에 야밤 공연


얼마 전 퇴근을 하고 집에 들어가니 초등학교 1학년에 다니고 있는 딸아이가 부리나케 쫓아 나와 학교 수업시간에 만들었다며 손수(?) 정성껏 만든 카드 한 장을 손에 쥐어 주었다. 겉표지에는 여자, 남자로 보이는 사람 형태의 그림이, 카드를 펼쳐보니 그 안에는 7살 짜리 아이가 이제 겨우 배운 글쓰기 솜씨를 총동원해서 쓴... “I love my mommy because she does everything for me.. I love my daddy because he sings songs for me.' 라는 내용에 글이 적혀 있었다. 아마 학교에서 엄마 아빠에게 드리는 감사 카드를 만들라고 하면서 왜 엄마 아빠를 사랑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같이 쓰라고 시킨 것 같은데, 딸아이는 엄마를 사랑하는 이유를 엄마가 모든 걸 다 챙겨 주고 잘 해 줘서.. 그리고 아빠를 사랑하는 이유는 아빠가 노래를 불러 줘서.. 라고 적었다.

나는 매일 밤이 되면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기 전에 습관처럼 하는 것이 한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아직 나이가 어린 두 딸아이들에 방에 조용히 들어가 아이들에 배를 만져주며 노래를 불러 주는 것이다. “예수 사랑.. 나에 사랑.. 내 마음속에 넘쳐 주은이(주희)를 사랑해~~” 눈을 감고 잠을 청하는 아이들에 귀에 대고 조용히 이 노래를 세 번 반복해 부르고 나서는, 하루를 마감하는 감사기도, 내일을 위한 기도를 해 주고 나온다. 음치, 박치가 극치를 이루는 아빠지만, 몇 년을 계속 해온 아빠의 이 “야밤에 공연(?)”을 아이들은 매일 기다리나보다. 잠옷으로 갈아 입고, 세수하고 이빨을 닦고 나면 아이들은 의례 하나 같이.. “아빠, Can you please sing me a song?'...

나에 세 딸 아이 들은 내 마음속에 애인처럼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둘째 딸아이가 어느 날, “아빠, Can you carry me upstairs?' 하길래.. “너가 무슨 애기라고...” 하면서도 등에 아이를 업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길에서 문득 등에 업힌 딸아이가 무겁다는 생각에 갑자기 찡하게 마음이 아팠던 적이 있었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아이들을 업을 수 없을 때가 올 거라는 생각에.. 딸아이들에 배를 만져주며 노래를 불러 주는 것도, 이제 조금만 있으면 징그럽다며 옆에도 못 오게 할 날이 올 거라는 생각에.. 아마도 그래서 오늘도 난 기를 쓰고 하루라도 더 아이들에 배를 만지며.. '야밤 공연”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딸아이가 전해 준 카드를 읽으며, 나는 내심 딸아이가 우리 아빠는 장난감을 많이 사줘서 사랑해요.. 라고 하지 않고 (장난감을 많이 사주지도 않지만), 아빠가 노래를 불러 주어서 사랑한다고 한 것이 얼마나 고맙고 가슴 뿌듯했는지 모른다.

아이들에 가슴 속에 아빠에 사랑을 그 무엇보다도 진한 감동으로, 오랫동안 남겨 줄 수 있는 길은 다른 특별한 무엇이 아닌, 하루 단 5분에 시간 투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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